제6의식 1. 의식(意識)의 특징 제6의식은 제7말나식에 의지하여 전5식에 의해 식별되는 대상을 다시 확인하여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마음으로서 내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분별한다. (분별의식) 또 마음 안에서 단독으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유형이 아주 다양하다. .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회상하면서 생각하며 . 현재의 일은 물론 미래의 일을 추리하고 예측하며 계획하며 . 혼자서 깊은 사유에 빠지기도 하고 . 여러 가지 잡념을 야기하여 온갖 생각을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의식이 활동하는 모습도 다양하다. . 잠자면서 꿈을 꾸기도 하고 (몽중의식) . 홀로 헤매면서 그릇되게 인식하기도 하고 (산란의식) . 선정에 들어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기도 한다. (정중의식 定中意識) 따라서 모든 대상을 상대적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의 경지도 인식하는 특징이 있다. 즉 만약 의식에 여러 가지 번뇌가 있을 때는 모든 법을 상대하여 선악으로 분별하지만 그러나 의식이 정화(淨化)되어 있을 때는 번뇌의 장애를 받지 않게 되어서 의식 속에 나타나는 지혜로 관찰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진상(眞相) 그대로 나타나게 되어서 마음과 물질계가 하나를 이루는 절대의 경지를 관조하게 된다. 그 경지를 유식학에서는 유색무경(唯識無境)의 경지라 부른다. 이처럼 의식이 인식하는 대상은 한계가 없다. 그래서 의식의 인식 대상을 법(法)이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법이란 물질계(色法)와 정신계(心法)를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추상적인 개념도 의식의 인식대상이다. ------------------------------------------------------------------------------- 2. 정중의식(定中意識) 정중의식은 마음의 안정을 통하여 산란의식과 같은 마음을 정지한 상태를 말한다. 즉 선정(禪定) 가운데 유지되는 의식으로써 입정(入定) 가운데 나타나는 지혜로운 마음이다. 여기서 정(定)이라는 말은 마음이 동요되지 않은 경지(不動心)를 말하며 또한 산란하지 않은 마음(不亂心)의 경지를 뜻한다. 이러한 마음은 지혜의 활동을 장애하는 번뇌(煩惱)를 정화한 마음이기 때문에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 절대의 경지에서 인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정(定)의 뜻을 심일경성(心一境性)이라고도 한다. 즉 마음과 대상이 하나가 된 경지라는 뜻이다. 이러한 경지는 마음에 한 점의 잡념도 없고 번뇌가 없는 경지이기 때문에 마음과 인식의 장애를 부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마음이 가장 잘 정화된 청정심에서 나타나는 의식이고 이 의식에서는 오직 진리만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선열(禪悅)과 법열(法悅)에 해당하는 희열(喜悅)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심식을 말하여 무분별식(無分別識) 또는 무차별식(無差別識)이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마음이 통일되어 분별이 없고 (평등심) 모든 대상(法相)의 실상이 있는 그대로 나타난다. 선정과 지혜가 동시에 나타난 의식 상태이다. 이렇게 하여 인식되는 경지를 증득(證得)이라 한다. 증(證)이라는 말은 경계(境界)가 없다는 뜻으로서 합일(合一)의 경지를 뜻한다. 이는 곧 각(覺)과도 통한다. 모든 대상(法相)을 진리롭게 깨달았다는 뜻이다. 이는 우리가 실현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의식이다. 여기에는 번뇌의 속박이 없기 때문에 항상 자유로우며, 고통이 없고 편안한 열반(涅槃)의 경지만 있을 뿐이다. ------------------------------------------------------------------------------- 3. 의식(意識)과 번뇌(煩惱) 제6의식은 우리 인간의 심식(心識)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활동을 하며 우리의 표면 생활 전부를 결정하는 정신이다. 인간의 생활은 이들 의식생활이 핵심이 되며 의식생활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렇게 광범위한 역할을 하는 의식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행복하고 바람직한 의식생활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정중의식의 생활이다. 이제 정중의식에 의하여 정화되는 대상은 산란의식인데 의식을 산란케 하는 요인이 곧 번뇌이다. 그런데 번뇌를 야기하는 근원은 제6의식이 아니라 제7말나식(第七末那識)이다. 그러나 제6의식 자체의 번뇌도 있는데 말나식만큼 근원적인 번뇌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번뇌는 제6의식이 오히려 광범위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주도하는 평소의 제6의식 자체가 산란의식 상태이다. 이 부분은 심소론, 번뇌론에서 다룬다. ------------------------------------------------------------------------------- 4. 심분설(心分說) 유식학에서는 모든 심식의 인식내용을 사분설(四分說)로 설명하고 있다. . 상분(相分) . 견분(見分) . 자증분(自證分) . 증자증분(證自證分) - 상분(相分)과 견분(見分) 가령 오관을 통하여 객관계를 인식할 때 마음 위에 떠오르는 영상을 상분(相分)이라 하고 그 상분을 인식 분별하는 작용을 견분(見分)이라 한다. 즉 상분은 마음 안에서 인식의 대상이 되고 이 견분은 견조(見照)한다는 뜻으로 상분에 해당하는 대상물을 좋다(樂), 나쁘다(苦), 그저 그렇다(捨)고 식별한다. 그러므로 마음 안에서 상분은 객관계(客觀界)가 되고 견분은 주관계(主觀界)가 된다. 이와 같이 한 식(一識) 안에 객관과 주관이 나누어져 모든 진리를 인식하는 것을 이른바 분별심 또는 요별심이라고 한다. 마음 안에 주관과 객관이 나누어져 있다는 것은 진리롭게 관찰할 수 있는 합일(合一)의 경지가 아니다. - 자증분과 증자증분 그 견분의 분별에 대해 이것이 틀림없는지를 자체 내에서 확인하는 작용이 있는데 그것을 자증분(自證分)이라 한다. 이 자증분은 식(識 )의 역할에서 가장 중체가 되며 상분과 견분은 이 자증분 위에서 활동하는 작용이다. 그러므로 자증분은 항상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또 활동한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동시에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또 자증분을 재증명하는 작용을 증자증분(證自證分)이라고 한다. - 모든 심식의 공통성 이처럼 모든 심식 하나하나에는 상분, 견분, 자증분, 증자증분의 역할이 있다. 이 사분(四分)작용은 주로 상대적 인식내용을 설명할 때 많이 활용한다. 그러나 상대를 떠난 절대의 진리는 상분과 견분의 상대성이 없는 경지이기 때문에 상견미분(相見未分)의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