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학의 흐름 1. 인도 유식학(唯識學)의 성립 인도 대승불교의 2대 학파는 . 중관파(中觀派)와 함께 . 유가행파(瑜伽行派)이다. -> 요가수행파 그리고 유가행파의 교학(敎學)이 바로 유식론인데 마음을 중심하여 설명하는 학설이다. 유식학을 성립시킨 학자는 아상가(Asanga)이다. (아상가를 한문으로 무착無着 이라고 번역한다.) 그는 석가모니 사후 9백년 된 A.D 4세기에 출생하였는데 화지부(化地部)라는 소승불교의 종파에 출가하여 공부하여 소승불교의 학설을 모두 연구한 다음에는 대승불교에 귀의하여 수행을 했다. 그는 평소 연구하던 학문에서 풀리지 않은 것이 많았다. 그리하여 도솔천에 계시는 미륵보살(彌勒菩薩)에게 설법을 듣고 그 내용을 편집하여 다음과 같이 발간하였다고 한다. .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百卷), . 분별유가론(分別瑜伽論), . 대승장엄론(大乘莊嚴論), . 변중변론(辯中邊論), . 금강반야바라밀경론(金剛般若波羅密經論) 이런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으나 그렇다면 위의 책은 미륵(彌勒, Maitreya, 270∼350)이 저자인 셈이다. 그리고 당시 유통되었던 경전도 공부하였다. . 해심밀경(解深密經), . 십지경(十地經), . 아비달마경(阿毘達磨經), . 능가경(楞伽經) 그리하여 아상가는 일체는 유심조(一切唯心造)이며 만법은 유식(萬法唯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여 여러 책을 저술하였다. . 섭대승론(攝大乘論) .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 . 아비달마경론(阿毘達磨經論) 이들 논전이 저술됨으로써 종래의 학문을 유심주의(唯心主義)로 개혁하여 유식학의 기틀을 확고히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상가의 친동생인 바수반두(세친 世親: Vasubandhu)는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라는 소승불교의 부파(部派)에 출가하여 소승교리를 연구하고 대승불교를 비판하고 있었다. 그래서 형인 아상가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여 동생을 대승불교에 귀의케 하였다. 이렇게 대승불교에 귀의한 바수반두는 그후 열심히 연구하여 여러 책을 저술하였다. . 대승백법명문론(大乘百法明門論) . 유식삼십론(唯識三十論) . 십지경론(十地經論)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이 유식삼십론(唯識三十論)이었는데 미륵보살의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과 아상가의 섭대승론(攝大乘論) 등을 기초로 하여 원시적인 유식학을 종합하여 조직체계화한 논전이다. 그리고 이 책에 의해 체계화된 유식학이 널리 보급되었다. 그런데 유식삼십론은 광범위한 유식사상을 30개의 게송(偈頌)으로 축소한 것이기 때문에 잘 정돈되고 체계화된 것이기는 하나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많은 주석서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가장 유명한 논사 10명이 각 10권씩 쓴 주석서가 유명하다. (총 100권) 이들 주석서는 인도에 유학온 중국의 현장법사(玄?法師)가 중국으로 가져와서 성유식론(成唯識論)이라 한역(漢譯)하여 널리 보급하게 되었다. => 성유식론이란 "유식론 완성판"이라는 뜻이다. 초기 유식학은 매우 복잡했지만 바수반두 이후의 후기 유식학은 종래의 복잡한 심성설을 종합하여 잘 정리하였고 식상(識相)과 식성(識性)으로 구별하며 이론을 정리하고 있다. 식상(識相)은 망령되이 작용하는 범부심의 겉모습을 의미하며 번뇌를 야기하고 선행과 악행을 일삼아 그 업력으로 안락과 고통을 받게 되는 유루심(有漏心)을 뜻하고 식성(識性)은 심식의 본래의 품성인 불성(佛性) 또는 진여성(眞如性)을 의미하며 청정무구하고 생과 사를 떠난 해탈의 마음으로써 열반의 진리를 실현하는 무루심(無漏心)을 의미한다. 이처럼 범부들의 마음인 식상을 (識相)을 낱낱이 해설하여 번뇌와 악을 야기하여 윤회하게 되는 동기 등 원인과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하여 계몽해 주었다. ------------------------------------------------------------------------------- 2. 중국의 유식학 전래 중국에는 유식학이 인도로부터 삼차에 걸쳐서 도입하게 되었다. ① 지론종(地論宗) 첫째는 보리유지(菩堤流支)삼장이 AD 508년(永平元年)에 중국에 와서 후기 유식론인 바수반두의 십지경론(十地經論)을 번역하여 지론종(地論宗)의 유식학을 펴게 되었는데 기존의 6식에 말나식(末那識), 아리야식(阿梨耶識) 등을 합하여 8종의 심체를 설하였다. 그리고 이 가운데 제8식인 아리야식은 청정한 심체인 반면 나머지 7개 식(識)은 번뇌가 있는 망식(妄識)이라고 했다. ② 섭론종(攝論宗) 그후 진제삼장(眞諦三藏)이 AD 563년(天嘉四年)에 초기 유식론인 아상가의 섭대승론(攝大乘論)을 번역하여 섭론종(攝論宗)의 유식사상을 전파하였는데 기존의 6식에 아다나식, 아리야식, 아마라식 등을 합하여 9종의 심체를 설하였다. 그리고 이 가운데 제9의 아마라식은 청정한 심체인 반면 나머지 8개 식(識)은 번뇌가 있는 망식이라고 했다. (일찍 출반한 지론종은 후기 유식론을 펴고 있는데 비해 늦게 출발한 선론종은 초기 유식론을 펴고 있다) ③ 법상종(法相宗) 그뒤에 현장법사(玄?法師)는 인도에 17년간 유학하고 645년에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의 주석서 100권을 가지고 귀국하여 성유식론(成唯識論)이라는 이름으로 10권을 번역 출판함으로써 법상종(法相宗)의 유식사상이 전해지게 되었는데 기존의 6식에 말나식, 아뢰야식(阿賴耶識) 등을 합하여 8종의 심체를 설하였다. 그리고 8개 심체 모두 망식이라고 하면서 제8의 아라야식은 그 자체는 번뇌를 야기하지 않지만 말나식에 의하여 집착되어진 상태라서 역시 망식이라고 하였다. 즉 제8아뢰야식은 진여와 무명이 합쳐진 진망화합식(識)으로 보고 이 아뢰야식에서 무명이 떨어져 나간 것을 무구식(無垢識)이라고 했다. 이처럼 세 종파들은 각기 심체설(心體說)이 다르다. 그래서 후대의 학도들에게 많은 혼동을 일으키게 되었는데 대승기신론에 등장하는 용어 하나만 예를 들어보겠다. 섭대승론을 번역하여 섭론종을 편 진제삼장(眞諦三藏)은 그보다 13년 전인 550년에 대승기신론을 번역했는데 이들 진제삼장 등 구역가(舊譯家)들은 유식론을 한문으로 번역할 때 제8식을 아리야식으로, 제7식을 의(意)로, 제6식을 의식(意識)이라 번역했다. 따라서 제7식과 제6식을 이어서 제시할 때에는 이 둘을 합쳐서 의의식(意意識)이라고 번역했다. 이러니 후세 학인들이 혼돈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중에 법상종을 편 현장법사(玄 法師)는 이러한 용어의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 성유식론(成唯識論)을 번역할 때에 제7식과 제8식은 원어대로 말나식, 아뢰야식으로 쓰게 했다. ------------------------------------------------------------------------------- 3. 한국의 유식학 전래 신라의 원효대사(元曉大師)도 유식학을 많이 연구한 학자였다. 원효대사는 각종 저술에서 유가사지론, 성유식론, 섭대승론 등의 유식론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의상대사도 화엄학자(華嚴學者)였지만 저술할 때 유식론을 인용하였다. 이와 같이 신라의 불교는 유식학을 바탕으로 한 저술이 많았다. 이러한 학풍은 고려시대까지 전해져서 불교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 ------------------------------------------------------------------------------- 4. 유식론의 핵심 A.D 4세기경에 나타난 유식학은 인간의 심성을 가장 세분화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그 핵심은 다음 세 가지이다. ◈ 8식설 ; 번뇌로운 마음으로 선악에 윤회하는 중생에 관한 설명(相). 인간의 마음을 8종(八種)의 마음으로 분류하여 선과 악의 정신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前 5 식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 ----------------- 제 6 식 말나식(末那識) ------------- 제 7 식 아뢰야식(阿賴耶識) --------- 제 8 식 이들 마음은 항상 번뇌를 가진 중생심으로서 선행과 악행을 야기하며 윤회하는 마음을 설명하고 있다. ◈ 청정무구한 불성과 진여심에 관한 설명(性). 인간의 마음에는 선악을 야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 마음의 실성(實性)은 청정하고 지혜로우며 선악을 초월한 절대적인 진실성이 있다고 하였다. 이 청정한 마음은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구족되어 있는 마음이며 모든 진리를 한눈으로 다 보고 깨달을 수 있는 대지혜(大智慧)이다. 불성 및 진여에서 나타나는 지혜의 모습은 4종이다. 성소작지(成所作智), 묘관찰지(妙觀察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대원경지(大圓鏡智) 이처럼 인간은 착한 본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보존하고 있어서 모든 진리와 통할 수 있으며 열반과 해탈을 실현할 수 있다. ◈ 중생이 부처되는 보살 수행 설명(因位). 중생은 본래 소유한 참다운 마음을 덮어버린 상태이며 선악이 대립되는 마음이 겉으로 나타나 온갖 번뇌를 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번뇌로운 8식을 정화하여 지혜와 청정한 마음으로 돌아가 고통이 없고 항상 안락한 대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기 정화는 물론 중생과 사회를 정화하는 보살도를 수행하여 많은 공덕을 쌓아야 한다. ------------------------------------------------------------------------------- 5. 여래장과 불성론 여래장식(如來藏識)과 불성(佛性) 등도 유식사상의 연장이다. 즉 여래장식은 아뢰야식과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데 인간의 마음에 부처님과 같은 여래의 심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경전은 다음과 같다. . 대방등여래장경(大方等如來藏經) .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그래서 이러한 내용을 확실하게 믿고 지혜로운 활동을 방해하는 번뇌심을 수행을 통하여 정화해 나가면, 누구나 자신에게 있는 여래장심과 불성을 점차 회복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부처님의 지혜와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지혜는 불성에서 나타나는 지혜의 광명으로서 항상 우리 마음속에 빛을 발휘하고 있지만 중생은 이를 모르고 스스로 번뇌를 야기하며 살고 있다. 이는 마치 자기 주머니에 보배가 있음을 모르고 남에게 구걸하며 항상 열등의식을 갖고 사는 것과 같다. 그래서 모든 중생들에게 스스로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중생들에게 불성이 있다'(一切衆生皆有佛性)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용어는 말할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들 심성(心性)에 대한 표현들은 인간의 일심(一心)을 설명하기 위한 표현에 불과하다. 일심의 오묘함은 한이 없어 어느 누구도 마음을 언어로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